기도가 회복을 돕는지 실험했더니 — 효과가 없었다

2006년 STEP 연구는 심장 수술 환자 1,802명을 대상으로 중보기도의 효과를 엄밀히 실험했어요. 결과는 '차이 없음'이었고, 기도받는 걸 아는 그룹은 오히려 합병증이 약간 더 많았습니다.

주제: 치유·의학, 과학, 검증 절차, 난제·반론

STEP(Study of the Therapeutic Effects of Intercessory Prayer)은 지금까지 이뤄진 기도 연구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설계가 엄밀한 축에 듭니다. 하버드 의대 계열 병원 2곳, 메이요 클리닉 등 미국 6개 병원에서 관상동맥 우회술(심장 수술)을 받은 환자 1,802명을 모집했고, 종교재단이 아닌 존 템플턴 재단이 240만 달러를 지원해 이해상충 논란을 줄이려 했습니다. 총괄 책임자는 하버드의 허버트 벤슨 박사였습니다.

설계는 세 그룹입니다. ① 기도받지만 모름 ② 기도받지 않고 모름(대조군) ③ 기도받고, 그 사실을 미리 통보받음. 낯선 지역 세 종교단체가 정해진 문구로 매일 기도했고, 환자·의료진 모두 자신이 어느 그룹인지 몰랐습니다(이중맹검). 결과 판정 기준은 수술 후 30일 내 합병증 발생 여부였습니다.

결과는 명확했습니다. 기도받은 걸 몰랐던 두 그룹(①과 ②) 사이엔 합병증 발생률 차이가 사실상 없었습니다(52% vs 51%). 그런데 자신이 기도받는다는 걸 '알고 있던' 3번 그룹은 오히려 합병증이 59%로 더 높게 나왔습니다. 벤슨 연구진은 이를 두고 '기도받는다는 사실 자체가 기대·부담(performance pressure)을 유발했을 가능성'을 조심스럽게 언급했습니다 — 즉 영적 개입이 아니라 심리적 압박이 원인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.

이 결과의 해석은 진영에 따라 갈립니다. 회의적으로 보면, '기도엔 제3자에게 측정 가능한 치유 효과가 없다'는 가장 엄밀한 실험적 증거입니다. 신앙 쪽 반론도 진지하게 볼 부분이 있는데, ① 성경적 기도는 신에게 결과를 '주문하는' 마법이 아니라 관계와 순종의 언어이고 ② 낯선 사람이 낯선 환자를 위해 정해진 문구로 하는 기도가 신앙 공동체 안에서 이뤄지는 실제 기도와 같은 성격인지도 의문입니다. 다만 이 반론들은 '그래서 이 실험 결과가 틀렸다'가 아니라 '이 실험이 애초에 측정하려던 것이 신앙에서 말하는 기도와 다를 수 있다'는 지적에 가깝습니다.

이 카드를 이 사이트에 넣어둔 이유는 단순합니다. 유리한 사례만 모아두면 그 확신은 첫 반박에 무너집니다. 기도라는 주제에서 가장 크고 가장 엄밀하게 설계된 연구가 '효과 없음, 심지어 알고 있으면 더 나쁨'이라는 결과를 냈다는 사실은, 이 주제를 정직하게 다루려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정보입니다.

다만 STEP이 측정한 건 딱 한 가지, '제3자가 낯선 환자를 위해 대신 올린 기도가 그 환자의 신체 회복에 측정 가능한 효과를 남기는가'였다는 점은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. 이건 기도를 둘러싼 질문 전체 중 일부일 뿐입니다. 별도로 연구되는 질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 — '기도하는 행위 자체가 기도하는 사람에게 어떤 변화를 남기는가.' 이 물음은 대상(타인의 회복)이 아니라 주체(기도자 자신)를 향합니다.

이 갈래의 연구는 다른 결과를 보여줍니다. 정기적인 묵상·기도 실천이 스트레스 반응(코르티솔 수치), 정서 조절, 회복탄력성과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심리학 연구들이 다수 있습니다. 물론 이 상관관계도 '기도의 초자연적 효과'와 '조용히 앉아 자기 생각을 정리하는 규칙적 습관의 효과'를 깔끔히 구분해내지는 못합니다 — 명상이나 저널링 같은 세속적 활동에서도 비슷한 효과가 보고되기 때문입니다. 그럼에도 이 구분 자체가 중요합니다. '기도는 남을 위해 신께 요청하는 것'과 '기도는 나를 신 앞에 정직하게 세우는 훈련'은 신학적으로도 다른 강조점이고, STEP은 오직 전자만 실험했습니다.

그래서 정직한 결론은 이렇습니다 — '중보기도가 타인의 신체를 낫게 한다'는 주장은 최선의 실험에서 근거를 찾지 못했지만, '기도가 기도하는 사람 자신을 변화시킨다'는 주장은 이 실험이 다루지 않은 별개의 질문으로 남아 있습니다. 두 주장을 섞어서 하나가 무너졌다고 다른 하나도 무너졌다고 말하면 안 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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